[동마] D-3

그간 훈련기록들

어느 마라토너의 말 중에서 마라토너가 된다는 건 많은 인연과 기회가 닿아서 됐다고 하던데, 나 또한 돌이켜보면
마라톤이 하고 싶어서 동호회에 가입하고 훈련을 수행한 게 아니라 직장 선배의 권유로 러닝클럽에 가입하고
그 뒤로 4년 정도 이름만 올린 유령회원으로 지내다가 다이어트 목적으로 다시 러닝을 시작하면서
동아마라톤 대비 동계 12주 훈련을 참여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마라톤 참여보다는 건강관리 겸 다이어트 목적으로 참여를 하였지만, 우연찮게 오운교이사님이 훈련 조장역할을
권유해 주면서 본격적으로 마라톤이라는 세계에 처음 들어서게 된 것 같다.
사실 조장 역할을 받았을 때는 단순 조원들 마일리지 기록만 정리하여 주중에 한번 카페에 기록을 올리는게 전부여서

그렇게 훈련 2~3주차가 진행될 무렵 소병욱선배님이 동아마라톤 런저니 멤버십 추가모집이 있다고 소개해주면서
같이 참여하자고 권해주었고, 별생각 없이 지원했다가 덜컥 당첨되면서 ‘언젠가는 마라톤을 뛰겠지’ 막연했던 생각이 갑자기 불쑥 현실이 되어버렸다.

다른 선배님들의 훈련방법이나 훈련량에 비해 한참 부족했지만, 평소 10km 뛰던 것을 15km로 늘리고, 5분 초반대의 지속주와 LSD훈련도 매주하며 조금씩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돌이켜보면 남들에 비해 부족할지라도 스스로 발전해 나아가는 게 체감되어 뿌듯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던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던 중 동마 대비로 무심천 마라톤을 연습삼아 참가하게 됐다.

무심천 마라톤은 서브4로 완주하는 게 목표였으며, 연습이여서 그런지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대회가 다가오며 러닝 장비도 조금씩 사게됐는데, 기존에는 집에 있던 아무 운동복이나 입고 뛰다가 점차 러닝복을 사게되고, 러닝화를 사게되고 러닝 선글라스까지 사게 됐다. 아마 얼추 200만원 가까이 쓴 것 같다.

대회를 치룬 후 결과적으로 당초 목표는 이루었지만 절반의 성공 같았다. 초반에는 기세좋게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30km까지 도착하였으나, 급격히 체력저하가 와서 걷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러닝메이트였던 경동씨를 만나 경동씨의 도움으로 한 3km 를 꾸역꾸역 달리게 됐고, 그 뒤로 다시 퍼져서 급수대에서 수분보충을 핑계로 한참을 쉰 것 같았다.
그러다 시계를 보니 2시간 50분을 지나가고 있었고, 8km 남았는데 1km당 7분대 페이스로 와도 4시간에는 도달하겠다 싶어서 힘을 내어 걷다가 뛰다가를 하던 중 마지막 2km남은 시점에는 5분 30초 페이스로 다시 달려 완주를 하게 됐다.

내가 진정한 마라토너가 됐다는 사실과 함께 벅찬 감동을 느꼈고, 동아마라톤을 위해 남은기간 좀 더 체계적으로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첫 풀코스여서 그런지 뛰고 난 후 회복 없이 바로 훈련을 했더니 몸에 무리가 와서 2주 정도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당시에는 훈련을 못해서 초조하고 속상했는데, 대회를 앞둔 지금 시점에선 오히려 그때 훈련을 안하고 푹 쉬었던 게
지금 더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게 된 것 같아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3시간 49분으로 완주를 하였는데 이번 목표는 3시간 40분 언더로 들어오는게 목표며 좀더 욕심을 내어 3시간 30분도 도전해보고 싶다.
12주 기간 준비를 하며 점차 변화는 내 신체와 40살 되도록 살아오며 오랜만에 진심으로 도전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 대견하고 멋있어 보인다.

대회를 어떻게 치룰 지는 모르겠지만, 긴장감 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두서없이 생각의 흐름대로 썼지만 나름 지난 기간의 소회로써 썰을 풀었다.
그럼 끄~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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